액션과 유머를 모두 가진 듯 허세만 부리는 '닌자터틀: 어둠의 히어로'
닌자터틀: 어둠의 히어로 (Teenage Mutant Ninja Turtles: Out of the Shadows, 2016)
닌자터틀이 처음 나왔을때 가장 흔했던 반응은 거북이들이 징그럽다는 것이었습니다. 전 뭐 그럭저럭 볼만했어요. 이제는 속편이라 더 익숙해졌죠. 네, 이제는 너무 익숙해져버렸습니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형재애를 강조하지만 거북이 네마리가 한마음으로 힘을 합쳐도 시너지 효과는 전혀 없습니다. 이들의 싸움을 보는 것은 짜릿하지도 통쾌하지도 않습니다.
영화는 거북이 네마리 외에 다른 캐릭터들을 많이 등장시키는데 전부가 불필요한 캐릭터들입니다. 전작의 카메라맨 정도가 전작과의 연결고리 역할도 하고 이리저리 극을 이어나가는 도구로 많이 사용되기에 필요했던 캐릭터라고 할 수 있겠군요. 그를 제외하면 모든 캐릭터들이 허접한 스토리를 메꾸기 위해 멍청한 대사를 날리는 일회용 정도로 사용됩니다.
가면을 쓰지 않아 더욱 더 존재감이 미미한 슈레더와 뭐하러 나왔는지 촌스러운 코스튬을 입고 대사도 없고 역할도 없는 직속 여자 부하, 그리고 80년대 만화 속에서 바로 튀어나온 듯 과장된 행동을 하는 미친 과학자는 이 영화가 캐릭터들을 얼마나 바보같은 방법으로 사용하는지 알수 있는 적절한 예시입니다. 거북이들의 스승도 미미한 역할만 하고 퇴장하며 새 캐릭터 하키맨은 억지로 영화에 끼워진 느낌입니다. 코뿔소와 멧돼지 두 악당은 그나마 주어진 역할을 하고 퇴장하죠. 지나치게 과장된 행동과 의미없고 재미도 없는 대사들을 날리지만 않았다면 더 좋았겠지만요. 그리고 덧붙여서, 로라 린니는 이런 배역은 차라리 거절하는게 나았을거에요.
몰입도도 굉장히 떨어져요. 거북이 네 마리가 겪는 감정은 관객에게 거의 전달되지 않습니다. 숨어지내야하는 외로움을 형제들의 존재로 극복하고 항상 즐겁고 유쾌하게 행동하는 거북이들의 모습 묘사가 적절하게 이뤄졌다면 좋았겠지만!! 그렇지 않네요. 세상 밖으로 떳떳하게 나가고 싶어하지만 왜 그러고 싶은지 이유는 사실 없으며 서로가 팀으로서 맞지 않는다고 투덜거리지만 이들의 불협화음은 정작 미미한 수준입니다. 이들이 겪는 실패는 팀으로서 단결되지 못했던 것이 원인이 아니었거든요. 도무지 이들에게 공감할 수가 없어요.
유치하고도 허접한 각본은 뭐라 할말이 따로 없네요. 생각해보면 수어사이드 스쿼드에 너무 낮은 점수를 준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어요. 닌자터틀도 그만큼 허접하거든요. 캐릭터들을 활용하지 못하는 것도 똑같고요. 수개월을 기다리며 수어사이드 스쿼드의 예고편을 보고 또 돌려봤던 기대감의 차이였는지도 모르겠네요.
전작도 뛰어나진 않았지만 이번 속편은 전작보다 못해요. 엘리베이터 씬처럼 기발했던 장면도 없고요.
★★
메간 폭스의 미모는 여전히 뛰어난 볼거리이긴 했어요. 별 반개 정도는 메간 폭스 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