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셔가 보는 영화

흔한 영웅담도 스타일로 버무리면 '킹 아서: 제왕의 검'

메탈체셔 2017. 5. 24. 02:57


킹 아서: 제왕의 검 (King Arthur: Legend of the Sword, 2017)


로튼 토마토 수치를 보고 3류 판타지일거라 예상했었습니다. 그래서 패스하려했죠. 불한당 보기가 싫어 차선으로 택한 킹 아서는 정말 행운같은 영화였습니다.


아더 왕의 스토리는 익숙해질대로 익숙해진 전설입니다. 흔한 영웅담이죠. 가이 리치 감독이 아니었다면 2017년작 아더 왕의 판타지는 지루하기 짝이 없었을 거에요. 지루해질 수 있는 부분을 감독의 독특한 스타일로 과감하게 뭉뚱그려 제쳐버립니다. 주인공의 성장 이야기나 주인공이 스스로를 증명하기 위해 시험에 드는 장면 등이 그것이죠. 가이 리치 감독의 영화를 모두 본 것은 아니지만 그의 스타일을 그렇게 좋아하는 편이 아니에요. 스내치 말고는 다 별로였어요. 하지만 요상하게도 이번 중세 판타지에 현대적인 감각이 가미된 것이 무척 맘에 들었어요.


액션도 맘에 들어요. 아쉬운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아직 엑스칼리버를 제대로 다루지 못하니 시리즈의 1편 격으로 본다면 괜찮은거죠.


주인공과 마법사 여자가 캐릭터를 제대로 잡고 제 역할을 하고 있으나 나머지 캐릭터들은 조금 부족해요. 속편이 나온다면 원탁을 중심으로 기사들의 캐릭터가 잡히겠죠. 참, 특히 주드 로의 캐릭터가 아쉬웠어요. 설렁설렁 악당 역할을 하고 있지만 혈육마저 희생하는 그의 광기가 조금도 드러나지 않습니다. 아서에게 왕위를 뺏길 지경인데 조바심도 보이지 않아요. 부족한 머리숱까지 뭔가 어색했다랄까...


세계관의 확립도 좀 필요해보여요. 현재로선 불완전한 세계관이죠. 어떤 나라와 경계를 맞대고 있는지, 이계의 크리쳐들은 얼마나 있는건지, 마법사들은 모두 어떻게 된 건지 등등 속편에서 보완이 필요해 보여요.


아쉬운 점이 있긴 했지만 킹 아서는 정말 재밌는 오락영화입니다. 부족한 부분들을 스타일리시한 연출, 꽉찬 사운드 등 오락적 요소로 덮어 짜릿한 영화를 만들어냈어요. 제 스타일과 맞아 떨어진 것 같아요. 후속작이 나왔으면 좋겠지만 폭망하고 있는 지금, 속편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겠죠.



★★★★


영화가 망하는데 포스터가 한몫 한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