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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시디어스 트릴로지 (Insidious, 2013, 2010, 2015)
사실 저는 공포영화를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겁이 많아요. 친구랑 같이 봤는데도 장화, 홍련 때문에 이틀 정도 잠을 못잤던 기억도 있습니다. 그 때 이후로 공포영화를 볼 때는 나름 큰 결심을 해야했어요. 하지만 막상 공포영화를 감상하고 실제로 무서웠던 적은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진짜로 무서웠던, 훌륭한 공포영화를 본 적이 별로 없습니다. 앞서 말한 장화, 홍련은 엄청 무서웠고 페이크 다큐멘터리의 지평을 열었던 블레어 윗치는 걸작이라고 생각해요. 최근에 본 영화 중엔 나이트 샤말란의 비지트가 괜찮았어요. 그외에 또 있을테지만 지금은 생각나질 않네요.
공포 요소가 가미된 스릴러 영화는 좋아하는 편이에요. 제임스 완이란 이름을 전세계 영화팬들에게 각인시켰던 쏘우는 무척 좋았죠.
인시디어스는 제임스 완의 또다른 연출작입니다. 당시엔 제법 알려지고 흥행한 영화였나봐요. 컨저링, 애나벨 등의 포스터에서 커다란 글씨로 서로를 언급하며 걸작 공포물인 것처럼 홍보하길래 봐야겠다 싶었어요. 무슨 엄청난 작품이길래 3편까지 나왔나 싶어 큰 맘 먹고 관람을 시작했습니다만 별로 무섭지가 않았어요. 조금도 무섭지 않았다고 쓰고 싶었는데 초반에 놀랬던 장면이 몇 있어서...
예전에 어떤 외국 유투버가 현재의 공포영화의 문제점이란 동영상을 올린 것을 보고 공감했던 적이 있습니다. 싸구려 음향 효과와 관객 놀래키기로 범벅이 된 저질 공포영화들이 큰 수익을 거두고 있어 멋진 작품들이 나오기 힘들어진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꼭 인시디어스가 그런 저질 공포영화 중 하나란 말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런 저질 공포영화의 연장선에서 벗어나 있는 작품이라 하긴 어렵습니다.
기본적으로 좋은 영화는 불필요한 장면이 없어야 합니다. 모든 장면에는 이유가 있어야해요. 당연한 소리죠. 공포영화도 마찬가지입니다. 깜짝 놀래키는 장면에도 개연성이 필요합니다. 나중에 밝혀지더라도 타당한 이유가 있어야하죠. 인시디어스는 그다지 개연성없는 깜놀 장면을 초반에 몇번 남발하다가 중후반부터는 흔한 초자연적 스릴러 정도로 분위기가 바뀌는데 이때부터는 무섭지도 않습니다. 영혼 세계 묘사는 일말의 상상력도 없어 허접하기 그지 없죠. 이미 모든 실체가 밝혀진 파트2는 공포물이라 부르기도 힘들어보입니다. 프리퀼 격인 파트3는 보고 있기가 정말 괴로웠습니다. 이미 인시디어스의 방식에 너무 익숙해져서 지루했으며 내용조차도 궁금하지가 않았어요.
악마 비스무리한 녀석은 어떻게 된거죠? 가장 큰 공포의 대상이 될 줄 알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언급도 없고 안 나옵니다. 남자 유령, 어린 아이 유령 등 여러 녀석들을 깜놀 소재로 사용하더니 모두 흐지부지 존재 자체가 사라져버립니다. 이런 각본의 공포영화는 보고 난 후 깜짝 놀랐던 장면 한두개만 기억날 뿐입니다.
모두 세 편의 영화지만 다 거기서 거기라 평점을 통일해도 상관없을 거라 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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