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린 (Harleen, 2020, 시공사) 많은 코믹북이 번역되어 출간되는 것은 환영할 일이나 미국 코믹북들은 그 시리즈가 다양하고 또 한 작품을 여러 작가가 그리는 경우가 많다보니 도무지 감이 잡히질 않더고요. 배트맨의 팬으로서 어떤 것부터 읽어야 할지도 모르겠어요. 그래서 '허쉬'같은 단편을 좋아해요. 작품성도 좋고 그림체도 맘에 들었던 작품이었어요. 강렬한 표지에 이끌려 이번에 구매한 '할린'도 단권으로 끝나는 이야기입니다. 조커의 싸이코 여자친구로 등장했다가 뛰어난 캐릭터성으로 다양한 매체에서 주연급으로 오른 '할리 퀸'의 이야기죠. 하지만 제목이 할리 퀸이 아니라 할린이에요. 평범한 정신과의사가 어떻게 싸이코패스에게 감화되고 어떻게 악당으로 변하게 되는지 그 과정을 담은 이야기죠. '할린'은 캐..
오빌 (The Orville, 2018 시즌2 방영예정) SF 배경의 코미디 시트콤인 줄 알았는데 아닙니다. 현재로선 스타트렉의 아류 수준을 넘지 못해요. 세계관부터 얄팍하기 그지 없습니다. 우주 연합이 있고 연합에 대항하는 외계종족이 있으며 이 둘은 전쟁 중입니다. 허나 어째서 전쟁 중이며 전쟁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전혀 나오질 않으며 연합 혹은 외계종족의 이야기 자체조차 없습니다. 그저 오빌 함선이 연합 소속이며 어쩌다 외계종족의 함대를 맞이하면 천재적인 항해술로 무찌르거나 도망가거나 하는 장면이 있을 뿐이죠. 세계관의 설명도 더는 없으며 세계의 이야기가 진전되는 일도 없습니다. 그저 배경막일 뿐이지요. 캐릭터들 또한 얄팍합니다. 다양한 종족의 캐릭터를 만들어 한 비행선에 집어넣긴 했는데 깊이가 ..
아나콘다 (Anaconda, 1997) 대체 무슨 생각이었는지 몰라도 어쨌든 아나콘다 시리즈를 모조리 한번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1편은 지금 봐도 나쁘지 않아요. 추억 속에는 뱀이 더 컸던 것 같은데 생각보다 크지 않은 아나콘다의 공중 액션이 제법 볼만해요. 당시의 CG나 특수효과를 감안한다면요. 옛날 영화를 볼때는 생각지도 못한 재미 요소가 있는데 풋풋한 배우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거죠. 당당하게 초반 크래딧에 이름을 올리는 마셰티 대니 트레호가 앳된? 외모를 몇초간 뽐내다 가장 먼저 죽는 엑스트라로 나옵니다. 안젤리나 졸리의 친부인 존 보이트가 제법 기억에 남는 악역 연기를 펼치고 있고 아이스 큐브가 팀의 유일한 흑인이면서도 제일 먼저 죽지도 않고 액션을 도맡으며 주인공이나 다름없는 역할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