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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나콘다 (Anaconda, 1997)


대체 무슨 생각이었는지 몰라도 어쨌든 아나콘다 시리즈를 모조리 한번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1편은 지금 봐도 나쁘지 않아요. 추억 속에는 뱀이 더 컸던 것 같은데 생각보다 크지 않은 아나콘다의 공중 액션이 제법 볼만해요. 당시의 CG나 특수효과를 감안한다면요. 

옛날 영화를 볼때는 생각지도 못한 재미 요소가 있는데 풋풋한 배우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거죠. 당당하게 초반 크래딧에 이름을 올리는 마셰티 대니 트레호가 앳된? 외모를 몇초간 뽐내다 가장 먼저 죽는 엑스트라로 나옵니다. 안젤리나 졸리의 친부인 존 보이트가 제법 기억에 남는 악역 연기를 펼치고 있고 아이스 큐브가 팀의 유일한 흑인이면서도 제일 먼저 죽지도 않고 액션을 도맡으며 주인공이나 다름없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정작 주인공인 제니퍼 로페즈는 딱히 뛰어날 것 없는 평범한 연기를 보이며 얼굴 마담 외의 역할은 하지 않습니다. 괴수를 상대하는 여전사라고 불러줄만한 장면은 단 하나도 없지요. 오웬 윌슨이 그냥 평범한 캐릭터로 나오고 있고요, 에릭 스톨츠는 잠깐 얼굴 비추고 나오지 않습니다.


2편은 속편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습니다. CG 티가 여전히 나긴 하지만 괜찮아요. 1편 같은 공중 액션이 없긴 한데 괴수 공포물로는 꽤 괜찮다고 생각해요. 이런 괴수 공포물의 공통적인 특징 하나는 괴수 못지 않게 사악한 인간이 있다는 건데 2편에서도 그런 캐릭터가 있어요. 주인공들은 괴수 뿐만 아니라 사악한 사람 적까지 상대해야 하는거죠. 사악한 인간 캐릭터가 괜찮으면 영화도 보통은 괜찮더라고요.

주인공으로 나오는 조니 메스너는 남자다운 이미지 때문에 볼 때마다 반가운 배우인데 사실 여기선 캐릭터가 뛰어나진 않아요. 잘생긴 외모와 내리까는 목소리를 제외하면 별로 인상적일게 없는 흔한 주인공 캐릭터에요. 나머지 배우들은 제 역할 잘 하네요. 깜짝 놀라는 연기가 중요한데 다들 잘들 놀라고 잘들 기겁하고 있어요. 예전에 봤을때는 1편이 더 나았던 것 같은데 이번에 다시 보니까 2편이 좀 더 낫다는 생각이 드네요. 원숭이도 귀엽고요.


미지 부족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찍기 위해 정글 오지로 들어갔던 것이 1편의 이야기였는데 2편은 혈난초라는, 노화를 막는 독특한 성분이 있는 꽃을 구하기 위해 정글 오지로 들어갑니다. 아나콘다 시리즈에서 이 혈난초라는 것이 계속 언급이 되는데 어느 정도 세계관을 따르고 있어요. 제약회사가 같네요. 2편에 나오는 한 인물이 차기 친구의 친구가 다큐멘터리 찍으러 갔다가 아나콘다에게 습격당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는 대사도 나오고요.

3편은 해당 제약회사에서 아나콘다 한마리를 사로잡은 상태로 시작합니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탈출을 하죠. 그리고 용병들이 사냥을 시작하는데 당연하게도 사냥을 당합니다.

원래 이 글을 쓸 때의 계획은 4편까지 전부 보고 어쩌다 구하게 된 레이크 플래시드 VS. 아나콘다 라는 TV용 영화까지 보너스로 본 후 함께 감상문을 쓰려던 것이었는데 실패했어요. 3편을 절반 가량 보다가 결국 포기해버렸거든요. 3편부터는 아예 영화의 종류가 달라져요. 애초 극장에 거는 것은 포기한 듯 보이고 비디오 시장이나 TV용으로 제작된 걸로 보이는데 그나마 있는 제작비는 모조리 CG에 쏟은 걸로 보이고 세트나 현장 로케 및 배우에 들어간 돈은 턱없이 적어보여요. 무엇보다 연출 방식이 TV용이에요. 세트라고 부를만한 것이 없으니 계속해서 배우들의 얼굴을 클로즈업하는거죠. 안타깝게도 배우들이 하나같이 연기가 형편없어요. 심지어 데이빗 핫셀호프도요.


4편은 그냥 아예 패스했고요. 레이크 플래시드 대 아나콘다는 조금 보다가 말았어요. 마찬가지로 TV용입니다. 비디오로도 출시되지 않은 걸로 보이며 그냥 어떤 인기없는 케이블채널에서 야심한 밤에 어쩌다 방영해줄 정도의 수준이에요. 보안관으로 나오는 여주인공이 제법 안면이 있는 배우인데 보안관이면서도 유니폼 단추를 상당히 많이 풀고 다니네요.



★★★


점수는 1,2편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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