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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드마인 고즈 클릭 (Landmine Goes Click, 2015)


이따위 영화를 위해 힘든 장면을 연기했을 여배우 스펜서 로크에게 심심한 위로를 전합니다. 배우로서 크게 두각을 드러낸 작품이 아직 없어 크게 관심을 갖고 있는 배우는 아니지만 그래도 상당한 외모 덕에 알고는 있었던 배우였는데 겨우 이런 영화에서 만나게 되다니 안타깝기 그지 없네요. 연기 폭을 넓히기 위해 힘든 선택을 한 것 같은데 제대로 통하진 못했어요. 다음부턴 작품을 보는 능력을 좀 더 키우길 바라요.


영화는 무척이나 불편해요. 관람이 힘들 정도로요. 극중에서 인물들이 처한 상황은 불편함을 넘어 짜증을 유발할 정도로 답답하게 진행됩니다. 긴장감이 뛰어나다면 어느 정도의 불편함은 감수할 수 있는데 이 영화는 긴장감보다 불편함이 더 커요.


지뢰를 밟게 되는 남주인공과 옆에서 도우려는 여주인공 외에 초반부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오로지 상황 설정을 위한 목적으로만 활용된 뒤 사라지고, 개를 데리고 있는 남자가 등장하면서 본격적인 불편함이 시작됩니다. 짜증스러운 불편함이요. 남자는 저능아처럼 행동하면서 주인공들을 괴롭히는데 답답하기 그지 없는 장면들이 이어집니다. 개를 데리고 있는 남자가 수다스러운 멍청이가 아니라 말수를 줄이고 눈빛으로 대신 말하는 싸이코패스였으면 어땠을까요. 그러면 불편함보다 긴장감이 컸을텐데요.


후반부는 상황이 바뀌어 다르게 전개됩니다. 전반부까지 길게 이어진 불편함을 어느 정도 상쇄해 줄 것 같았는데 그런 기대도 잠시, 답답함과 불편함은 계속 이어집니다. 그리고 허무하게 끝나버리죠. 주인공의 마지막 눈빛을 통해 각본을 직접 쓴 감독이 뭔가 교훈을 전하고 싶은 것 같은데 사실 별로 좋은 결말 방식은 아닌 것 같아요.

어제 넷플릭스에서 '허쉬'란 공포영화를 봤는데 거기 소설가 주인공이 자기가 쓰는 소설의 결말을 쉽게 정하지 못해 예닐곱개나 써두고 그 중에 고르려고 힘들게 고민하던 장면이 갑자기 떠오르네요.

랜드마인 고즈 클릭은 더 좋은 결말이 있었을 것도 같은데 결말 없음을 그냥 결말로 정했어요. 감독은 그것도 좋은 결말이라고 생각했나봐요.


영화를 보면서 불편함을 느낀 적은 이전에도 몇번 있어요. 우리 영화 '구타유발자'를 보면서 그랬는데 생각보다는 나쁘지 않은 영화였어요. 저평가 받은 영화라고 생각해요. 빈첸조 나탈리의 '스플라이스'를 보고 극한의 역겨움을 느꼈던 적도 있죠. 별로 추천하지 않습니다. 최근엔 대런 아로노프스키의 '마더!'를 보면서 약간 불편함을 느꼈는데 그 불편함은 아무것도 모르는 주인공의 입장에 있음으로 인해 자연스럽게 유발되는 것이었고 그것이 영화가 의도한 바였으며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어떤 것이었는지를 나중에 알고 나니 참 대단한 영화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호불호가 갈릴 수 있지만 뛰어난 영화라고 생각해요.

'랜드마인 고즈 클릭'은 옅은 긴장감을 덮어버리는 불편함이 심한데다가 이야기마저도 깔끔하지 않은 영화입니다. 이 영화의 감독이 마찬가지로 각본, 연출을 겸한 전작의 반응을 살펴보니 왠지 감독이 긴장감과 불편함을 같은 것이라고 여기는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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