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런 모큐멘터리, 파운드 푸티지 형식의 공포물을 무척 좋아해요. 토막 살인 슬래셔나 동양 귀신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요런 정도의 공포물이 제 취향에 딱 맞습니다. 게다가 이런 가짜 다큐 방식은 공포를 이끌어내는데 무척 효과적이거든요. 정도껏만 해도 기본 재미는 보장하죠. 하지만 사실 뛰어난 작품은 거의 없어요. 왠만한 모큐멘터리 방식은 거의 다 찾아봤는데 진짜 뛰어난 작품은 블레어 윗치 하나 밖에 없어요. 단지 최초라서가 아니에요. 블레어 윗치는 지금 봐도 엄청나게 잘 만든 공포물입니다. 이번에 본 '몬스터 프로젝트'는 '블레어 윗치 프로젝트'를 제목부터 표방하고 있습니다. 극중 인물들도 블레어 윗치를 언급해요. 극중 인물들은 자기가 실제로 몬스터라 주장하는 세 사람을 인터뷰하기로 합니다. 늑대인간, ..
뱀파이어에 관한 아주 특별한 다큐멘터리 (What We Do in the Shadows, 2014)요즘 모큐멘터리에 빠져 있다고 말씀드린 적 있는데요. 이번 영화도 모큐멘터리 방식이에요. 뱀파이어의 집단에 들어가 허락을 구하고 이들의 모습을 다큐멘터리로 촬영한다는 방식이죠. 코미디에요. 하지만 대놓고 웃기려 들거나 지나치게 과장하지 않으며 자연스럽게 웃음이 배어나도록 연출하고 있습니다.현 시대의 뉴질랜드에서 한집에 모여사는 뱀파이어들이 주인공입니다. 이들은 조금도 무섭지가 않아요. 설거지를 제때 하지 않는다고 서로를 타박하는 모습이 너무나도 인간적이죠. 초대를 받지 않으면 남의 집에 들어갈 수 없는 뱀파이어의 특징 때문에 밤에 신나게 놀아보려다 나이트클럽도 못 들어가서 슬퍼하기도 하죠. 이들의 모습에서 ..
더 베이 (The Bay, 2012) 오랫동안 묵혀놓다가 안 보고 있던 모큐멘터리 방식의 공포영화 더 베이를 뜨거운 여름밤에 감상했습니다. 좋았어요. 소름도 돋아있고 혀가 텁텁하고 또 묵직하게 느껴지는 것이 참으로 찝찝합니다. 영화는 영화로만 보고 기생충에 대해 검색을 하지 말았어야 했어요. 더 베이는 그냥 다큐멘터리처럼 느껴집니다. 공포영화를 한편 감상했다는 느낌보다 무서운 기생충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본 느낌이에요. 그만큼 영화적인 요소, 극적인 요소는 많이 배제되어 있어요. 환경오염에 대한 경각심을 깨우기엔 탁월하지만 어느 정도의 영화적 요소가 좀 더 있었다면 더 무서운 공포영화가 되었을거에요. 포스터처럼 기생충이 인간의 혀를 대신하고 있는 장면이 나온다던지 말이죠. 그래도 더 베이는 제법 공포스럽습..
동굴 (La Cueva, 2014)어쩌다보니 하드에 남아있던 스페인 영화를 감상했습니다. 제목이 동굴입니다. 동굴 탐험이죠. 뭔가 무시무시한 일이 생길 것 같죠? 페이크 타큐, 즉 모큐멘터리는 이런 소재로 영화를 만들려할 때 탁월한 방식이군요. 이 영화를 제법 긴장감있게 볼 수 있었던 이유는 딱 하나 모큐멘터리 방식 덕분이었거든요. 다섯명의 남녀가 여행중 발견한 동굴에 우연히 들어갔다가 길을 잃고 갇히는 내용입니다. 어찌나 깊고 또 얼기설기 미로처럼 꼬여있던지 출구를 찾지 못하고 헤메게 되죠. 물도 없고 식량도 없습니다. 극단적인 상황에서 이들은 한명의 희생을 택합니다. 식인요. 끔찍하죠? 등장인물 중 하나가 누구도 우릴 욕할 수 없을거라며 선택을 옹호하는데 틀린 말은 아니에요. 그런 상황에서 옳고 그름..
더 오피스 (The Office US, 2013 시즌9로 종영) NBC에서 9개의 시즌을 방영한 오피스는 영국 BBC의 동명 원작을 리메이크한 시트콤입니다. 모큐멘터리의 형식으로 던더미플린이라는 가상의 제지회사를 배경으로 직장인들의 직장생활을 다룬 작품이죠. 중심은 지점장 마이클 스캇 역인 스티브 카렐입니다. 상당 수의 에피소드가 스티브 카렐의 엉뚱한 행동에서 나오는 웃음으로 채워집니다. 개인적으론 시즌1이 가장 좋았어요. 직장인들의 애환을 짠하게 한발짝 뒤에서 묘사하는 것이 무척 좋았습니다. 씁쓸한 여운도 남고요. 그동안 안 보고 있었던 미드 오피스의 진가가 이것이었나! 하면서 감탄했죠. 하지만 시즌2부터는 본격적인 코미디 시트콤으로 방향을 전환합니다. 나쁘진 않아요. 두 등장인물 짐과 팸의 애정 라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