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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오피스 (The Office US, 2013 시즌9로 종영)


NBC에서 9개의 시즌을 방영한 오피스는 영국 BBC의 동명 원작을 리메이크한 시트콤입니다. 모큐멘터리의 형식으로 던더미플린이라는 가상의 제지회사를 배경으로 직장인들의 직장생활을 다룬 작품이죠. 중심은 지점장 마이클 스캇 역인 스티브 카렐입니다. 상당 수의 에피소드가 스티브 카렐의 엉뚱한 행동에서 나오는 웃음으로 채워집니다.


개인적으론 시즌1이 가장 좋았어요. 직장인들의 애환을 짠하게 한발짝 뒤에서 묘사하는 것이 무척 좋았습니다. 씁쓸한 여운도 남고요. 그동안 안 보고 있었던 미드 오피스의 진가가 이것이었나! 하면서 감탄했죠. 하지만 시즌2부터는 본격적인 코미디 시트콤으로 방향을 전환합니다. 나쁘진 않아요. 두 등장인물 짐과 팸의 애정 라인을 통한 드라마적인 요소가 무척 좋았고 짐과 드와이트의 장난을 보는 것도 큰 즐거움이었습니다. 드와이트의 괴짜 모습에서 우러나는 웃음도 좋았고요. 하지만 시즌1 때의 블랙 코미디가 약해진 것은 무척 아쉽습니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스티브 카렐이 하차하기 전까지 많은 장면을 스티브 카렐에 할애하고 있습니다. 보는 사람에 따라선 조금 불편할 수도 있어요. 그가 맡은 캐릭터는 어린시절 여러 불우한 환경으로 인해 주변 사람들에게 주목받고 싶어하고 사랑받고 싶어하고 인정받고 싶어하는 덩치만 큰 어린아이입니다. 이리저리 사고를 치고 다니며 때론 주변사람들의 짜증을 유발하기도 하죠. 인종차별, 성차별 적인 발언을 일삼고요. 단, 악의없는 무지함으로 인한 것이긴 하지만요. 이 드라마를 재밌게 보기 위해선 등장인물들의 멍청한 행동을 너그럽게 봐주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스티브 카렐이 하차한 이후에 어떻게 이야기를 끌어갈까 걱정했었는데 기우였습니다. 새로운 지점장, 변해가는 회사 사정 등 다양한 이야기들이 있으며 여전히 웃음과 드라마가 있습니다. 좋은 에피소드들이 많았어요. 마지막 에피소드도 상당히 괜찮았어요. 등장인물들이 다큐멘터리(실제론 모큐멘터리지만)를 끝내고 서로의 감회를 이야기하며 동료들끼리 우정을 나누는 모습이 감동적이었습니다.


모큐멘터리 방식을 통해 등장인물들이 실제 인물처럼 느껴지면서 자연스레 감정이입을 하고 있는 제 자신을 보고 놀랐습니다. 짐과 팸의 러브스토리를 응원하고 맘에 드는 캐릭터가 성공하기를 바랐죠. 십년을 함께 해온 동료들끼리 그들의 방식으로 정을 나누는 것이 무척 부러웠고요. 장난을 통한 방법이라도 말이죠.


가벼운 것 같으면서도 마냥 가볍지만은 않은 시트콤이었습니다. 오리지널인 영국판은 어떨지 궁금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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