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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리 (Carrie, 2013)


'델마'라는 노르웨이 영화를 보다보니 캐리가 생각나더군요. 초능력을 가진 외톨이 소녀가 자신의 능력을 인식하게 된다는 점에서 캐리와 비슷하더라고요. 느릿느릿한 전개 때문에 별로 호감가는 영화는 아니었어요. 그래서 '캐리'를 찾아 다시 감상하기로 했죠. 오리지널 캐리는 패스했어요. 예전에 한번 본적이 있는데 존 트라볼타가 나와서 깜짝 놀랐다는 것밖에 기억나질 않더군요.


우선, 클로이 모레츠를 보는 것은 정말 즐거웠어요. 정말 예쁘더군요. 클로이 모레츠처럼 예쁜 아이가 왕따를 당한다니 어찌보면 잘못된 캐스팅일지도 모르겠어요. 어쨌든 그녀는 잘못된 교육관의 편부모 밑에서 세상물정을 모르고 자란 소녀 연기를 잘해냅니다. 하지만 정작 피를 뒤집어쓴 이후의 연기는 그다지 특별하지 못해요. 오리지널의 씨시 스페이식의 광기 어린 눈빛을 따라갈 수가 없어요. 영화를 보면서도 그 부분이 많이 아쉬웠어요. 파괴력이 약하다랄까요. 37년 뒤에 나온 리메이크인만큼 좀 더 화끈하게 때려부수고 캐리의 능력을 제대로 보여주길 바랐죠. 하지만 그다지 볼거리는 없네요.

오리지널에 대한 기억이 거의 남아있질 않아서 정확한 비교는 힘드네요. 오리지널에서는 캐리가 자신의 능력을 마지막 순간까지 자각하지 못했지만 리메이크판에서는 다소 일찍 자신의 능력을 자각하고 능숙하게 사용을 하네요. 이런 정도의 차이를 제외하면 오리지널과 크게 차이는 없는 것 같아요. 결말도요.


캐리는 뛰어난 캐릭터입니다. 좀 더 상상력을 발휘해서 속편의 여지를 남겨두는 게 어땠을까 싶어요. 예를 들면, 자신의 능력을 좋은 일에 사용하는 슈퍼히어로 캐리라던가, 혹은 여전히 상처가 깊어 주변의 사람들을 믿지 못하고 악의 화신이 되어 있는 캐리라던가 말이죠. 이왕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거 좀 더 얘기해보자면,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나 DC 확장유니버스, 다크 유니버스처럼 스티븐 킹 유니버스같은 거 만들어서 스티븐 킹 판 어벤저스 같은데서 다른 캐릭터들과 활약을 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요. 너무 나갔나요? 하하.


캐리의 어머니로 나오는 줄리안 무어는 역시나 대단합니다. 영화에서 공포적인 요소가 있다면 오로지 그녀의 소름끼치는 연기 뿐이에요.


어쨌든 나쁘지 않네요. 클로이 모레츠와 줄리안 무어의 존재, 그리고 화질 좋아진 것 말고는 리메이크에 대한 의미를 더 찾기는 어려워보이지만 어쨌든 전 볼만 했어요. 평가가 좋지는 않던데, 정작 오리지널은 잘 기억도 못하면서 옛날 것이 낫다고 리메이크판은 무조건 폄하하는 '추억보정' 태도는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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