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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토믹 블론드 (Atomic Blonde, 2017)


이 영화를 보기 전에 여자판 존윅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 것 같은데 괜히 나온 말이 아니었군요. 존윅 1편의 공동 감독이었던 데이빗 레이치 감독이 연출했네요. 존윅 2에는 데이빗 레이치가 빠지고 채드 스타헬스키가 단독으로 감독을 맡았습니다. 존윅 2는 제가 정말 좋아하는 영화입니다. 데이빗 레이치의 아토믹 블론드는 글쎄요. 정말 지루했어요.


감각적인 액션으로 무장한 액션 스릴러를 예상했는데 첩보물입니다. 그렇다고 본 시리즈와 비교할 수는 없어요. 조금도 긴장감을 느낄 수가 없거든요. 주인공은 뛰어난 기술로 앞을 가로막는 적들을 처치하는데 질 것 같지가 않아요. 잘 짜여진 안무를 보는 것 같다고나 할까요. 허술한 스토리에 더해지니 첩보물다운 스릴은 전무합니다. 그녀는 아무 장애없이 베를린 장벽을 넘나들며 불편없이 정보원들을 만나고 다닙니다. 우방국의 첩보원도 만나고 적국의 첩보원도 만나지만 그들 사이에 긴장감은 없습니다. 보면서 긴장감이 도무지 느껴지지 않는 첩보 스릴러 형식에 그다지 뛰어날 것 없는 액션을 약간 더했다고 할까요. 더군다나 액션과 첩보는 모두 과거의 일이에요. 현재 만신창이가 된 주인공이 상관과 CIA 앞에서 과거의 이야기를 진술하는 형식을 띄고 있거든요. 심문실 장면이 교차편집으로 들어가죠. 이런 방식을 제대로 쓰려면 딱 적절한 타임에 끊어 넣어 긴장감을 배가시켜야되는데 그러기는 커녕 툭툭 흐름을 끊어놓아요. 액션, 첩보 모두 느릿느릿한데 정적인 심문실 장면까지 불필요하게 삽입되니 지루하기 짝이 없어요.


어떠한 사건이 터진 이후 주인공은 어떤 밀폐된 방에서 상관들과 CIA에게 심문을 당하는데 어떤 일이 있었기에 주인공이 죄인 취급 받으면서 심문을 받는지 영화 중후반까지도 밝혀지지 않아요. 관객이 얻는 정보도 없고 주인공의 발자취를 따라가긴 하는데 답답하기만 해요. 보는 내내 지루했네요. 액션도 그다지 뛰어날 것 없지만 스릴러 쪽으론 특히나 엉망입니다.


단, 영화 중후반 쯤 정보원을 서독으로 빼내기 위해 주인공이 혼자 고군분투하는데 이 장면들은 괜찮았어요. 동료 하나 없이 수많은 적들에게 둘러싸여 외로이 싸우는 처절함이 좋았어요. 애초부터 이런 스타일로 가는게 어땠을까요. 힘겨운 싸움요. 혼자 패션쇼 하듯 튀는 의상으로 화려한 액션을 하는 것 말고요. 


총평. 스릴은 없고 어우러지지 않는 약간의 액션이 있습니다. 스파이는 없고 샤를리즈 테론은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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