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다크 타워 : 희망의 탑 (The Dark Tower, 2017)


이 영화를 무척 기다려왔습니다. 스티븐 킹의 팬이긴 하지만 아직 원작 소설을 읽어보진 못했어요. 2004년에 이미 완결이 난 소설이 한국에는  모두 정발이 되지 않은 데다가 현재까지 정발된 책의 표지도 그다지 맘에 안들거든요. 언제가 될진 모르겠지만 원작 시리즈가 모두 정발이 된후 개정판을 구입할 생각이에요. 멋드러진 양장 표지로 개정판이 나오길 기다립니다. 어차피 읽을 책이 산더미처럼 쌓였어요. 빌 호지스 3부작과 그것 3부작을 사놓고 책 비닐도 채 뜯지 않은 상태거든요.


서론이 길었네요. 영화 다크타워를 기다렸던 가장 큰 이유는 예고편 때문이었습니다. 예고편이 기가 막히더라고요. 이드리스 엘바의 '간지'나 매튜 맥커너히의 존재만으로도 이 영화가 엄청날 것이라 기대했습니다. 예고편에 나오는 총알 장전 씬들도 기대감을 일으키기에 충분했고요. 예고편은 엄청 잘만들었네요.


안타깝게도 영화는 그렇지 못합니다. 우스꽝스런 부제를 달고 나올 때부터 예감했었어야 했어요. 희망의 탑이라니. 씬시티 2 다크 히어로의 부활이 생각나는군요. 

원작 소설은 방대한 분량으로 세계관을 구축하고 있는데 영화는 그렇지 못해요. 그냥 다른 차원의 존재 정도로 간단히 설정해버리죠. 이야기의 가장 큰 축이 되어야 할 총잡이와 검은 옷을 입은 남자의 '오랫동안 이어져온' 싸움 묘사는 아예 무시합니다. 검은 옷을 입은 남자가 건슬링어를 거듭 오랜 친구라 부르는데도 말이에요. 총잡이의 신들린 듯한 사격술 역시 제대로 묘사되지 않습니다. 어디로 보나 이 영화가 시리즈의 1편이 되지 않을 것임은 자명합니다. 제작진은 멀리 보지 못하고 어설픈 세계관과 어설픈 이야기를 액션 약간과 함께 내놓았어요.

스티븐 킹은 '반지의 제왕'과 '서부의 무법자'를 섞어 다크 타워 시리즈를 내놓았죠. 하지만 영화는 판타지든 액션이든 어느 한쪽으로도 제대로 해내지 못합니다. 조금도 궁금하지 않은 어설픈 세계관에, 눈을 즐겁게 해주기엔 너무나 부족한 액션은 원작에 대한 모욕일 뿐입니다.


이드리스 엘바와 매튜 맥커너히는 이 영화에서 유일하게 볼만한 요소입니다. 두 사람은 영화 속 배역과 스토리가 아니라 배우 자체의 존재감만으로 영화를 그나마 끝까지 볼 수 있게 만들어 줍니다.


아쉽기 그지 없습니다. 좋은 원작이 이렇게 어설픈 영화로 나와버리면 안나오는 것만 못합니다. 앞으로 얼마든지 영화로 나올 수 있는 이야기가 앞으로 다시는 나오지 않을지도 모르는 이야기로 바뀌어버리니까요.



★★★


TV 드라마 쪽으로 새롭게 나오길 기대해봅니다.

댓글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링크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