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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쌔신 크리드 (Assassin's Creed,2016)
영화 어쌔신 크리드는 오락영화치고 그렇게 최악은 아닙니다. 나름 볼만했어요. 기대감 제로로 재생을 시작해서 그런지도 모르겠어요. 아니면, 그냥 실사화라는 것이 좋아서 그런지도요.
현대 파트가 메인이라는 사실은 아쉽긴 하지만, 현대 주인공의 암살자로서의 자각과 탈출이 주된 스토리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긴 합니다. 그렇다고 현대 파트가 제대로 짜여져 있단 말은 아니에요. 앱스테르고 수뇌부만 알고 있어야할 선악과 찾기 프로젝트를 개나소나 전부 다 알고 있으며 주인공의 존재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앱스테르고가 지나치게 허술해요. 실제로는 암살자들을 수용한 거대한 감옥인데도 도시 한가운데 있으며 경비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달랑 전기충격기 뿐입니다. 암살자들이 거대 감옥을 무력화하는데 필요했던건 가져가라고 멋드러지게 전시된 연막탄 두개가 전부였어요.
전체적으로, 영화는 지나치게 불친절해요.
어쌔신 크리드라는 게임과 세계관을 전혀 모르고 이 영화를 본다면, 원작 게임이 손목 칼날과 팔 벌려뛰기가 전부라고 생각하게 될 거에요. 애니머스에 대한 이해와 설득은 전혀 없으며, 과거 선조의 기억을 재생하는데 어째서 현대의 주인공이 진짜로 뛰고 달리고 해야하는지, 지금 보고 있는 것이 주인공의 환상인지도 제대로 알지 못한채 그리 뛰어날 것 없는 액션 장면을 보게 된다는 거에요.
암살 블레이드가 있지만 손목 밑의 칼날이 아니라 그냥 손의 무기로만 다뤄지는 바람에 액션도 그냥 평범하게 그려지며, 신뢰의 도약이 있지만 팔을 벌리는 준비동작에 초점이 맞춰있어 정작 그 엄청난 높이를 뛰어내리는 짜릿함이 조금도 없습니다. 또 하나 중요했던 파쿠르마저도 그다지 역동적으로 그려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암살도 없고, 신조도 없습니다.
영화 어쌔신 크리드는 최소한의 볼거리는 보여줬지만 가장 중요한 세계관 정립에 실패했습니다. 애니머스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 것이 가장 커요.
★★☆
후속편은 나오지 않을 것 같고 리부트가 답입니다. 배경은 피렌체로 해주시고요. 주인공이 하얀 옷에 빨간 망토를 두르게 해주세요. 현대파트는 10분 내외가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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