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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쌔신 크리드 신디케이트 (Assassins's Creed : Syndicate, 2015)


어쌔신 크리드 유니티 이후 가장 최근작인 신디케이트는 나름 좋은 평을 얻었습니다. 수렁에 빠진 시리즈를 겨우 건져냈다고 하거나 에지오 이후 가장 맘에 드는 주인공 캐릭터라는 반응이 많았습니다. 직접 플레이해보니 전혀 동의할 수가 없군요. 어쌔신 크리드 신디케이트는 시리즈의 종말을 알리는 뻔하고 뻔한 평작에 불과합니다.


이미 익숙해질대로 익숙해진 시스템을 그대로 답습하고 이전작들과 다른 점을 찾을 수 없으며 스토리는 오히려 퇴보한 느낌입니다. 휘파람이 부활했다고요? 시체를 숨길 수 있다고요? 유니티에서 사라졌던 기능들이 부활한 것 뿐입니다.  신디케이트 만의 특색이라고 할만한 것은 주인공이 두명이라는 것과 두 주인공 중 하나를 골라 플레이할 수 있다는 점이죠. 하지만 두 주인공은 별로 차이가 없습니다. 제이콥이 난투와 마차몰기에 특화되어 있고 이비가 은신에 특화되어 있지만 만렙인 두 캐릭터로 실제로 플레이시 그 차이가 거의 느껴지지 않습니다. 

시퀀스 8까지 완료하고 언인스톨해버렸는데 현재까지로선 조금도 흥미가 당기지 않는 이야기, 흥미롭지 않은 주인공들이었어요. 두 주인공의 우애, 협동, 갈등 등의 요소는 거의 없다시피 합니다. 어쌔신 크리드 전 시리즈를 통틀어 가장 개성없는 주인공이라고 생각해요. 덧붙이면 의상도 정말 맘에 안들어요.


스토리는... 별로 흥미가 당기지 않네요. 암살단과 템플러의 극단적인 대립과 사투, 오랫동안 이어져온 전쟁!!! 이 아니라 두 암살자가 그냥 런던을 템플러의 손아귀에서 해방시킨다는 스토리인데 그러든지 말든지 런던은 별로 달라진 것도 없고 미션 하나 완료하면 알아서 해당 구역이 주인공 패거리의 구역이 되는데 그럼 뭐하나 달라진 것도 없고.. 두 주인공은 서로 다른 성격만큼이나 다양한 대립과 케미를 통해 흥미로운 이야기를 이어나가야하는데 그러지도 않고.. 메인 악당은 존재감은 커녕 대사도 별로 없고 별로 나오지도 않고.. 현대파트는... 어휴.. 숀과 레베카의 모습을 보니 정말 반가웠는데 별로 펼쳐지는 이야기는 따로 없습니다.


맵.

넓으면서도 사람들로 북적거리고 오밀조밀 꽉 찬 느낌이 들었던 유니티의 파리와는 달리 신디케이트의 런던은 크고 넓으나 공허한 느낌이 듭니다. 산업혁명기의 어둡고 암울한 런던이 묘사될 줄 알았는데 그저 텅 빈 가짜 도시일 뿐입니다. 건물 사이사이가 넓어 시원한 파쿠르 액션을 펼치기 어려워졌으며 뜬금없는 와이어가 등장했는데 아무래도 아캄 시리즈의 그것과는 달리 호쾌함은 없으며 건물을 타고 올라가는 짜릿함도 느끼기 어려워졌죠. 길이 넓어진 만큼 탈것인 마차가 등장했는데 신나게 런던을 질주하기엔 느리고 그 넓은 길도 마차 두대가 지나가기엔 좁습니다. 달리는 마차 지붕에서 화끈한 액션을 펼치고 싶었는데 그럴 일은 별로 없으며 모션도 어색하기만 합니다.


전작들도 그랬듯이 수집요소들도 여전히 지루합니다. 맵 곳곳에 뿌려진 상자들은 열어도 그만 안 열어도 그만이며 노가다 이상, 이하도 아닙니다. 부가미션도 반복적입니다. 공장에서 학대당하는 어린이들을 구해내고 특정 인물을 납치해 끌고나오는 반복미션을 하면 해당 구역은 간단히 주인공 패거리의 손에 들어오며 런던 전체를 해방한 이후에도 인물들 간의 친밀도를 높이기 위해 끝없이 반복적인 미션을 계속하다보면 사소한 아이템이나, 전혀 멋있지가 않아서 착용하고 싶지도 않으며 이미 착용한 아이템보다 질도 낮은 아이템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음, 액션 이야기를 해볼까요? 전투가 굉장히 어색한 느낌이에요. 지나치게 가볍고 빠르며 타격감은 전혀 느껴지지 않습니다. 나는 버튼도 누르지 않았는데 캐릭터가 알아서 잘 싸우는 느낌이며 내가 플레이를 제대로 하고 있는지 느낄 수가 없습니다. 갱단을 이끄는 두목으로 플레이를 하지만 갱단 운영같은 요소는 전혀 없으며 갱단 업그레이드도 별로 의미가 없습니다. 미션에서 갱멤버들을 활용하는 일도 거의 없습니다. 시퀀스8의 미션에서 딱 한번 갱들을 고용해서 적들을 처치하게 해본 것 외에는 그냥 혼자서 미션 깨고 다녔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갱단원들을 좀 더 활용했다면 좀 더 쉽게 미션들을 깰 수 있었겠구나 싶네요. 어쨌든 부하를 고용해서 미션에 이용하는 이 시스템도 브라더후드 때와 비교했을때 달라진 것이 없습니다.



유비소프트의 어쌔신 크리드 시리즈는 최고의 게임이 될 수 있었던 게임이지만 시리즈 내내 발전할 줄을 모릅니다. 발전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오히려 조금씩 조금씩 퇴보해왔어요. 


알테어로 군중들을 헤치고 나아가면서 플레이할 때의 그 충격만큼 새로운 느낌을 주지 못하며, 에지오만큼 매력적인 주인공을 다시 만들어내지 못합니다. 코너가 토마호크 한자루로 펼치던 화끈한 전투 시스템은 내던지고 망쳐버렸으며, 박진감 넘쳤던 해상전투 시스템을 에드워드 이후 배경이 옮겨질때 함께 육상으로 옮겨오지 못했고 그에 걸맞는 다른 시스템을 만들어내지도 못했습니다. 유니티가 보여줬던 놀라운 그래픽과 맘껏 하늘을 질주할 수 있었던 살아있는 도시, 그 속의 다양한 이야기들를 잃어버리고 가짜의 변변찮은 맵, 적당히 복사해서 붙여넣기한 반복미션으로 돌아왔습니다.


신디케이트는 정말 괜찮았던 프렌차이즈의 종말을 고하는 평작 내지는 졸작입니다. 그런데다 영화의 폭망이 예상되는 지금, 어쌔신 크리드의 후속편을 기대하기란 무척 어려운 일이겠죠.



- 반복미션도 지겹다

- 매력없는 주인공들

- 흥미롭지 않은 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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