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악녀 (The Villainess, 2017)


전 한국영화를 별로 좋아하질 않아요. 한국영화 중 좋아하는 작품은 손에 꼽을 정도죠. 일단 한국영화 대사가 너무 오글거리는게 많아요. 왜 그런지 모르겠어요. 제가 좀 이상한 것 같아요.


악녀도 마찬가지에요. 중간에 어찌나 오글거리던지요. 가장 큰 이유는 여주인공에 공감하기가 어려워서겠죠. 애엄마가 되었는데 정작 엄마로서의 모습은 거의 보이질 않아요. 그러니 아이를 잃고 분노하는 모습이 전혀 와닿질 않아요. 김옥빈이 악녀가 된 이유는 아이를 잃어서였을까요 아니면 남편인줄 알았던 국정원 요원 때문일까요 전 남편 때문일까요. 어느 것 하나도 여주인공 캐릭터는 진정으로 분노하지 않습니다. 김옥빈의 연기탓이 아니에요. 영화에는 뚜렷한 악당 캐릭터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나쁜 놈이 국정원 부장?인지 신하균인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킬러를 양성하는 기관은 국정원이었어요. 전 이것도 나중에야 알았어요. 음침한 사무실에 계신 높으신 분들은 대체 왜 나왔을까요. 국정원이란 곳이 참으로 어설프기 짝이없습니다. 주인공이 탈출을 시도하길래 오 역시 주인공이구나 싶었더니 그동안 개나 소나 다 탈출을 했었군요. 주인공과 같은 처지의 다른 여자들은 어떤 사연이 있을까요. 그 이야기를 넣어주면 다른 여자들이 죽을때 좀 더 감정이 살아났을지도 모르겠어요. 국정원에서 킬러를 양성했다면 국가 이익을 위한 것일텐데 대체 주인공이 죽여야 했던 사람들은 뭐하는 사람들이었을까요. 보니까 첫번째로 죽는 사람은 야쿠자 두목인거 같던데 국정원은 왜 총을 안주고 칼을 줬을까요. 칼든 애들은 오토바이 타고 오고 총 든 애들도 차 타고 오던데. 주인공이 추격을 피해 강물에 뛰어들었을때도 어떻게 알았는지 국정원 부장?이 와있네요. 그건 그렇다치죠. 무슨 연유로 사회에 내보낸 주인공의 옆집에 남자 요원을 파견했을까요. 가장 어이없는 캐릭터가 남자 요원이에요. 감시 목적이라면 절대로 가까이 접근해서는 안될텐데요. 감시카메라가 곳곳에 있고 옆집 베란다 바깥에도 있더만. 애틋한 감정이 생기길 국정원에서 적극 권유하나봅니다. 결혼까지 시켜주더니 나중엔 여주를 진심으로 사랑한다고 고백하는데도 작전에서 빼지를 않아요. 대체 무슨 역할을 하고 있는거죠?


엉망진창인 스토리를 따지려면 한도 끝도 없어요. 누가 그러더군요. 액션영화는 스토리가 조금 허접해도 감안하고 본다고. 영화 악녀는 그다지 뛰어날 것 없는 액션씬을 보기 위해 엉망진창 스토리를 인내해야 합니다. 길고도 지루하고 이해도 안되는 엉망진창 스토리에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교차편집을 어찌나 남발하는지 악녀에 이르기 위해 간단한 길을 길고도 복잡하게 갑니다. 하지만 결국 악녀 축에도 못들죠. 악녀 같지도 않아요.


액션씬만 따로 놓고 봐도 그렇게 짜릿하진 않아요. 하드코어 헨리는 정말 1인칭 같았는데 악녀에서는 글쎄요. 스크립트가 잘 짜여지지 않은 느낌이 들었어요. 오토바이 액션씬도 그렇게 멋지지 않았고요. 마을버스 씬은 괜찮았어요.


대체 어딜 봐서 악녀인가요. 차라리 진짜 악녀였다면. 지긋지긋하고 빌어먹을 사연 없는 악녀였다면. 



★☆


얼굴 성형 설정은 차라리 빼는게 어땠을까요? 과거와 현재를 자꾸 오가는데 얼굴까지 바뀌니 더 공감하기가 힘들었어요.


댓글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링크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