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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니셔 (The Punisher, 2017 시즌1 완)

11월은 정말로 힘들었던 달이었어요. 가장 기대하고 있던 저스티스 리그가 개봉을 앞두고 있었고 또 비슷한 날에 퍼니셔가 넷플릭스에서 공개를 앞두고 있었죠. 기다림은 정말 힘들었어요. 긴 기다림 끝에 저스티스 리그가 제 기대감을 무참히 박살내버렸기 때문에 저는 다소 맥빠진 기분으로 넷플릭스의 퍼니셔를 감상했습니다. 그리고 1화를 재생한 순간부터 다음화 재생버튼을 누르는데 거침이 없었습니다. 주말 밤을 꼬박 새우면서 13화 에피소드 모두를 감상했습니다. 넷플릭스의 퍼니셔는 데어데블 시즌1에 버금갈만큼 뛰어난 작품입니다.

사실 존 번설이 캐스팅됐을때 별로 반기지 않았어요. 전 아직도 레이 스티븐슨이 연기한 퍼니셔 워 존을 가장 좋아하거든요. 토마스 제인이 연기한 퍼니셔도 영화 자체는 별로였지만 주연 배우가 워낙 잘생기고 키가 큰 탓에 퍼니셔 역할로 꽤 멋지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존 번설은 외양적으로 볼때 퍼니셔 역과는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다른 어떤 배우들보다도 상처입은 짐승의 모습을 가장 잘 연기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살이죠.

이야기는 좋네요. 지난 데어데블 시즌2를 통해 가족의 복수를 끝냈다고 생각했는데 사실 그의 과거와 얽힌 숨겨진 이야기가 있었어요. 의문의 조력자 마이크로를 만나고 진실들을 쫓기 시작하면서 퍼니셔의 복수가 새롭게 이어집니다. 거창한 복수라기보다는 추격을 겨우 피하고, 그 사이 적에게 한발 내딛고 또 다른 곳에선 새로운 적을 만납니다. 그동안 주인공은 피투성이에 만신창이가 되어가죠. 데어데블에서처럼 이번에도 주인공의 얼굴엔 멍자국이 사라질 날이 없습니다. 복수의 짜릿함보다는 안타까움이 진하게 느껴져요. 

조력자 마이크로의 캐릭터도 괜찮네요. 가족을 통째로 잃은 퍼니셔처럼 가족과 생이별을 할 수밖에 없었던 그의 사연도 정말 심금을 울리는 것이어서 두 사람의 싸움을 응원하지 않을 수가 없었어요. 주인공을 추적하지만 결국 진실을 깨닫게 되는 여자 요원 캐릭터도 나쁘진 않아요. 극 초반부에 캐릭터가 잘 잡히지 않는 느낌이 있는데 뒤로 갈수록 자기 자리를 잡아가네요. 큰 눈이 무척 매력적이에요.

캐릭터들도 좋고 이야기도 나쁘지 않고 드라마로서 상당히 볼만합니다. 재밌어요. 데어데블 시즌1보다 뛰어나다고 할 순 없지만 그에 버금갈 만큼 좋네요. 직쏘의 등장을 예고하면서 시즌이 끝나는데 이것보단 좀 더 떡밥도 던지고 주인공의 퍼니셔로서의 자각도 좀 확실히 잡아놓고 시즌을 마무리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있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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