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블랙리스트 (Blacklist, 2016 시즌3 방영중)
NBC의 미드 블랙리스트는 2013년부터 2016년 현재까지 방영되고 있습니다. 3시즌 방영중이죠. 사실 블랙리스트의 존재는 시즌 초기 때부터 알고 있었어요. 연기의 신 제임스 스페이더가 주연으로 나온다고 당시엔 화제가 되었었거든요. 전 시즌 오더를 따냈다는 얘기도 들렸었죠. 근데 전 시즌1편 보다가 관뒀어요. 재미가 없었다기 보다 개인적으로 기대감을 충족시켜 주지 못한 것에 대한 실망감이 컸습니다.
미드 블랙리스트는 기본적으로 양들의 침묵에서 모티브를 딴 작품입니다. 감옥 안에 갇힌 1급범죄자와 철창 건너편에서 그의 조언을 얻는 프로파일러 FBI요원이라는 설정 자체가 동일하죠. 한니발 렉터의 팬인 저는 기대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 미드에서 한니발 렉터에 버금가는 캐릭터를 보길 기대했습니다. 제임스 스페이더가 명배우 안소니 홉킨스에 버금가는 매력을 보여주길 원했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습니다. 제 욕심이 과했죠.
사실 초반 기본 설정이 비슷했을 뿐 미드 블랙리스트와 양들의 침묵은 전혀 다른 스타일의 작품입니다. 제임스 스페이더가 연기하는 레이먼드 레딩턴은 잔혹한 싸이코패스라기 보단 천재적인 범죄자에 가깝습니다. 게다가 한니발 렉터에 비해 레딩턴은 조금 수다스러운 편이죠. 그러고보니 머리숱이 없다는 공통점이 있네요. 음....
여튼 제임스 스페이더가 연기하는 레딩턴 캐릭터도 충분히 매력적입니다. 그가 보여주는 범죄자로서의 카리스마보다는 여주인공 엘리자베스 킨을 향한 그의 헌신적인, 아버지가 아닐까 싶을 정도의 헌신적인 모습이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블랙리스트의 여주인공은 양들의 침묵의 클라리스 스탈링과도 전혀 다릅니다. 클라리스 스탈링은 아직 졸업조차 못한 생도입니다. 키도 작아요. 부족하고 서투른 연습생 요원이었습니다. 그런 그녀가 한니발 렉터를 상대하고 잔혹한 살인마 버팔로 빌을 추격하는 과정에서 성장하고 또 정식 요원이 되죠. 그런 모습을 보는 것이 좋았습니다. 관객은 클라리스 스탈링의 연약한 모습에 공감하고 동질감을 느끼며 그녀의 싸움을 응원하게 됩니다. 최고의 작품 속에서 최고의 연기자가 연기하는 최고의 상대역 한니발 렉터에 못지 않는 주연 캐릭터였어요.
하지만 블랙리스트의 여주인공은 이미 능숙한 요원입니다. 첫출근부터 다른 직원들을 휘어잡습니다. 사실 이 부분에서 가장 크게 실망했었어요. 그녀의 성장을 볼 수가 없었거든요. 공감을 할 수 없었습니다. 이것이 미드 블랙리스트의 단점이라고 생각해요. 시청률이 떨어진 이유가 바로 이것이라고 생각해요.
엘리자베스 킨은 레이먼드 레딩턴보다 더 빛나야 할 주인공입니다. 정말이에요. 극을 이끌어가는건 레이먼드 레딩턴이지만 사실 레딩턴이 하는 모든 일의 근본적인 이유는 엘리자베스 킨을 보호하기 위함이거든요. 엘리자베스 킨은 레이먼드 레딩턴의 도움을 받아 잔혹한 범죄자, 테러리스트와 싸웁니다. 이것이 미드 블랙리스트의 주요 이야기입니다. 주인공은 엘리자베스 킨이어야 합니다. 시작부터 시즌2 중반에 이르기까지 엘리자베스 킨은 진정한 주인공이라기 보단 화면에 많이 나오는 캐릭터에 불과해요. 제임스 스페이더라는 걸출한 연기자에 가려진다는 이유만은 아니에요.
시즌2에 들어서서 엘리자베스 킨을 둘러싼 과거, 음모, 비밀 등 그동안의 이유가 하나씩 밝혀지면서 엘리자베스 킨에 공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녀의 싸움을 드디어 진심으로 응원할 수 있게 된 것이죠. 공감하고 몰입할 수 있게 된 것이죠. 이때부터 미드 블랙리스트는 다음 편을 보지 않고는 못견딜 정도로 엄청난 몰입감을 발휘하기 시작합니다. 시즌2 중반 이후의 에피소드들은 모두 뛰어난 내용들을 담고 있습니다. 미드 블랙리스트의 장기가 힘을 발휘하는 것은 시즌2 이후부터 입니다.
이제 전 시즌3을 볼 거에요. 글 쓰고 있을 시간이 없어요. 그럼 이만.
아차차. 평점은...
★★★☆
'체셔가 보는 미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토록 매력없는 악마라니.. '루시퍼' (4) | 2016.05.04 |
---|---|
가볍고 가벼운 이야기 '투 브로크 걸즈' (0) | 2016.05.01 |
더 씽을 최대한 못만들려고 작정했을때 '헬릭스' (2) | 2016.04.13 |
데어데블에 가려지거나 혹은 반사이익을 받거나 '제시카 존스' (0) | 2016.04.05 |
DC엔 다크나이트, 마블엔 아이언맨, 넷플릭스엔 '데어데블' (0) | 2016.04.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