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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앤오더:SVU (Law & Order : Special Victims Unit, 2016 시즌17 완)


장수 미드 SVU가 최근 열일곱번째 시즌을 마무리하고 무리없이 열여덟번째 시즌을 확정했습니다. 긴 세월 이어져 온 프로그램인만큼 출연자들도 나이가 들어가고 저도 나이가 들었습니다. 지금보다 머리에 피가 덜 말랐던 시절부터 이 시리즈를 즐겨오며 항상 생각해왔던 것이 '언젠가 이 드라마 리뷰 글을 쓰게 된다면 한 단어는 꼭 써야겠다' 였습니다. 그 단어는 바로 여운입니다.


NBC의 범죄수사물 SVU는 여타 범죄수사물과는 좀 다른 분위기를 갖고 있습니다. 범죄>수사>검거>정의실현의 정형화된 공식은 이 드라마에 거의 나오지 않습니다. 정의로운 경찰, 선한 피해자, 악한 가해자라는 공식이 매번 적용되는 것도 아니죠. 극적인 전개로 매화 재미있는 드라마를 만들어내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이 드라마는 현실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형사들은 법을 따라야하나 법이란 것이 항상 정의로운 자들의 편만은 아니죠. 법의 허점을 이용하여 미꾸라지처럼 빠져나가는 범죄자도 있고 쓰레기같은 범죄자를 옹호하는 변호사가 증거부족을 들먹이며 으시대기도 합니다. 경찰들의 도움으로 가해자를 잡는데 성공하지만 잔혹한 범죄의 기억으로부터 결코 자유로워지지 못하는 피해자들의 안타까운 모습이 비춰지기도 하며, 치가 떨릴만한 성범죄에 분개하고 범죄자를 처단하고 싶지만 법의 한계에 가로막혀 울분을 토하는 경찰들의 모습도 종종 나옵니다. 


범인 검거가 진정한 정의실현으로 이어지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미드 SVU의 전 시즌, 전 에피소드를 관통하는 주제가 바로 그것이죠. 범죄는 이미 저질러졌고 피해자는 결코 그 기억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피해자가 울고 가해자가 웃으며 끝나기도 합니다. 가해자를 잡았지만 그 가해자는 또다른 범죄의 피해자인 경우도 허다합니다. 

대부분의 에피소드가 결코 가볍지 않은 범죄를 다루고 있으며, 법과 그 법을 집행하는 과정을 통해 묵직한 메시지를 던져주고, 에피소드를 마무리하면서는 생각할 거리를 안겨주며 끝납니다. 시청자는 강한 여운에 사로잡히게 되죠.


많은 시즌을 거치며 SVU만의 색깔이 조금 약해진 것 같은 기분도 듭니다만 여전히 SVU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범죄수사 드라마입니다. 아직도 기억에 남는 초반 시즌 걸작 에피소드들을 대여섯개 꼽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스포일러는 하지 않을 거에요. 시즌과 에피소드가 좀 많지만 꼭 한번 보도록 하세요.



★★★★


마초남 스테이블러가 돌아온다는 루머가 있습니다. 제작자의 인터뷰에서 시작된 루머인 것 같은데 배우와 제작진 간에 구체적인 의사 진행은 없었으며 제작진 쪽에서 그저 그의 복귀 가능성을 열어둔 것에 불과한 것으로 보입니다. 팬으로서 스테이블러가 복귀한다면 대환영입니다. 든든한 아군이 필요한 시점이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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