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핀오프란 이런 것, 최고의 스핀오프 '베터 콜 사울'

베터 콜 사울 (Better Call Saul, 2017 시즌3 방영예정)

브레이킹 배드의 스핀 오프인 베터 콜 사울을 최근에 다시 정주행하게 되서 정말 다행입니다. 시즌3이 2017년 4월 경에 시작한다는 얘길 들었거든요. 두어달만 기다리면 되는거죠.

베터 콜 사울은 스핀 오프로 시작한 드라마 중에선 가장 뛰어나다고 생각해요. 원작의 작가가 그대로 참가하니 이야기도 그만큼 훌륭한 건지도 모르겠어요. 또 기대하고 있는 스핀 오프는 굿 와이프의 스핀오프 굿 파이트인데 이건.. 글쎼요, 원작과 거리가 좀 있는 작품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베터 콜 사울에는 원작에서 인상적이었던 캐릭터들이 많이 등장합니다. 개그를 담당했던 변호사 사울 굿맨이 주인공이며 대형치킨체인점의 주인이면서 거대마약상이었던 거스 프링의 히트맨 마이크 어만트라우트가 상당한 비중의 역할로 나옵니다. 어디로 튈 지 모르는 폭탄같았던 싸이코 투코가 등장하기에 정말 반가웠는데 그보다 더 반가웠던 인물이 투코의 부하로 새롭게 나오는 나초 마이클 만도였습니다. 마이클 만도는 게임 파 크라이 3에서 악당 바스 역할을 맡아 싸이코의 광기를 제대로 보여줬던 배우죠. 실제론 없던 역할이었으나 오디션에서의 그의 열연에 감명을 받은 제작진이 그를 위한 역할을 만들어줬다는 일화는 무척 유명합니다. 베터 콜 사울에선 똑똑하고 조심스러운 갱단원으로서의 모습만 보여 좀 아쉬운 부분이긴 합니다. 아, 그리고 시즌3에선 드디어 거스 프링이 등장한다는군요. 로스 포요스 엘마노스의 거대 제국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볼 수 있을지 기대가 됩니다.

원작의 캐릭터들을 그대로 쓰는건 스핀 오프로선 당연한 일이죠. 베터 콜 사울을 칭찬하고 싶은 진짜 이유는 캐릭터 못지 않게 완성도 있는 새 이야기들을 만들어 냈다는 것입니다. 원작에서 이미 완성되었던 캐릭터들을 가져와 파헤치고 왜 그렇게 되었는지를 정말 뛰어난 이야기들을 통해 들려줍니다. 주인공 사울 굿맨은 가장 감정이입이 되는 캐릭터죠. 그의 과거 이야기들을 통해 그가 왜 이런 선택들을 하는지 공감할 수밖에 없으며 나중엔 진심으로 그가 성공하기를 바라게 됩니다. 돈과 지위를 가지는 성공이 아니라 그가 진짜 그의 모습 '사울 굿맨'이 되어 마음껏 법정에서 활약하는 그런 성공 말이에요. 보시게 되면 분명 공감하실 거에요.

다른 캐릭터들도 뛰어나요. 주인공의 형 찰스도 그렇고 주인공의 친구 킴도 매력적인 캐릭터입니다. 뛰어난 연출과 각본 덕분이죠. 프리퀼의 방식을 가진 스핀 오프가 이렇게 뛰어난 이야기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이 놀라워요. 아마 브레이킹 배드의 원작자들은 브레이킹 배드를 써나가면서 무척 많은 생각을 하고 무척 많은 이야기를 설정해둔 것이 틀림없습니다. 브레이킹 배드에서 쓰지 못한 내용을 가져와서 살을 붙인거죠.

시즌3에서도 탄탄하고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접하게 되길 바랍니다. 

★★★★☆